엔비디아 실적 발표
우리 서학개미들이 사랑하는 주식, 엔비디아가 실적을 발표했다.
보통 장 마감 후 실적발표를 하는 경우, 장이 끝나자마자 바로 발표하는데
엔비디아는 45분이나 발표가 지연되어서 잠깐이지만 걱정을 했었다.
하지만 그런 걱정은 기우임이 밝혀졌으니...
잡설은 그만하고 실적을 살펴보자.
강력한 가이던스
실적 발표 직후부터 글을 쓰는 지금까지, 대략 +8% 정도를 유지하고 있다.
일단 주주분들 축하부터 하고, 자세히 숫자를 살펴보자.
컨센서스는 매출 6.01B, EPS 0.81이었는데,
이번분기 매출은 6.05B, EPS는 0.88을 기록해 예상치를 상회했다.
매출과 EPS 모두 예상치를 상회하긴 했지만,
전년 동기대비 매출이 -21%가 되었으며
엔비디아의 신성장 동력인 데이터 센터 매출이 컨센서스 3.8B를 하회하여
이번 분기 실적만 놓고 보면 그렇게 마음에 쏙 들정도는 아니다.
그러나 다음분기 매출 가이던스를 6.5B로 제시해,
시장 컨센서스인 6.33B를 상회하는 강력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리고 이 자신감은 숫자가 아닌, 코멘트에서 더욱 강하게 드러난다.
기승전 AI
이번 컨퍼런스 콜에서 경영진은 AI를 75회나 언급하며 AI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H100, A100 등 AI용 반도체 수요가 아주 강력할 것은 다들 예상한 내용.
그런데 여기에 추가로, 강력한 AI용 슈퍼 컴퓨터를 계속 만들고 있으며
이를 기반으로 한 강력한 AI 서비스를
마이크로소프트 Azure와 구글 클라우드 플랫폼에 얹어서
클라우드에서 AI를 활용할 수 있게 하는
AI as a Service, Nvidia DGX Cloud까지!
결국 AI에 사활을 걸었다는 것이다.
ChatGPT가 불러온 AI 전쟁.
물 들어왔으니 노 저어야지~
걱정은 있다
AI 분야에서 엔비디아의 위상이 강력하기는 하지만,
우려되는 부분이 없는 것은 아니다.
엔비디아의 AI용 반도체는 굉장히 비싸다.
이런 반도체를 엄청난 규모로 빽빽이 꽂아놓고 쉴 새 없이 돌려야 하는
빅테크 기업들은 이 비용에 대한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결국 빅테크들은, 누구나 쓸 수 있는 엔비디아의 범용 반도체 대신
자사의 서비스에만 특화시켜서 비용과 성능을 개선한
자체 반도체 개발에 뛰어들게 되었다.
그 결과 아마존은 그래비톤, 구글은 TPU라는 자체 반도체를 만들어
자기네들 클라우드에 활용하고 있으며,
마이크로소프트도 애플의 반도체 설계 인력을 빼와서
자체 반도체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특히 구글의 자체 반도체, TPU는 그 효율이 엄청나다고...
그래서 반도체 전문가들 중에서는 엔비디아의 전망을 어둡게 보는 사람도 꽤 있다.
물론 구글이나 아마존이 자체 반도체를 다른데 팔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엔비디아도 차별화된 강점도 충분히 있기 때문에
지금 시점에서 엔비디아의 전망을 심각하게 걱정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원래 대기업 걱정은 하는 게 아니다.
게임에서 AI로
추가로 눈에 띄는 재미있는 점은, 각 사업부 별 매출 비중의 변화이다.
재작년 4분기 엔비디아의 매출을 살펴보면,
게이밍 매출이 45%, 데이터 센터 매출이 43%였다.
그런데 1년 사이에 데이터 센터 매출 비중이 60%,
게이밍 매출의 비중이 30%로 변한 것.
심지어 이번 분기 데이터 센터 매출은 컨센서스 하회,
게이밍 매출은 컨센서스를 상회했는데도 이 정도이다.
게이밍용 그래픽 카드 전망은 아직도 밝지 않다.
PC 수요는 역대급으로 감소하고 있고, 회복된다 하더라도
코인 채굴 열풍이 불던 과거로 돌아가지는 못할 것이다.
하지만, 이제 엔비디아는 게이밍 그래픽카드의 전망보다
AI 데이터 센터의 전망이 훨씬 중요한 회사가 되었다.
아마존이 유통보다 클라우드가 중요해졌듯이
엔비디아도 완벽히 체질이 바뀐 것이다.
꿈과 희망
그래서 결론적으로, AI에 대한 강력한 자신감이 엔비디아의 주가를 들어 올렸다.
개인적으로는 젠슨 황이 참 대단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
사실 지금 엔비디아는 Forward PE가 50에 달해
밸류에이션이 부담되는 수준이긴 하다.
하지만 AI에 대한 꿈과 희망이 이를 합리화하는 것이 불가능하진 않다.
과거 아마존과 테슬라가 그랬듯이.
AI에 대한 꿈과 희망에 베팅하고 싶다면,
엔비디아에 관심을 가져봐도 좋을 듯!
그럼 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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