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PI 예상치 상회
어젯밤 10시 반, CPI가 발표되었다.
결과는 YoY 기준, 6.4%!
시장 예상치는 6.2%였으므로 예상치를 상회한 것.
물가가 예상보다 높게 나왔으니 주식은 떨어지려나?
하고 주가를 보니...
종가기준 S&P 500은 -0.03%, 나스닥은 +0.57%???
상식적으로는 물가가 높으면 금리를 더 올릴 것이므로
금리에 상대적으로 더 취약한, 성장주 비중이 높은
나스닥이 S&P 500보다 더 떨어지는 것이 맞다.
그런데 결과는 정반대!
게다가 테슬라, 팔란티어 등 금리에 취약한 성장주의 대표주자들이
각각 7.51%, 21.16%씩 상승...?
대체 무슨 일이 있었길래 이렇게 된 건지 한번 살펴보자.
세부 항목 분석
먼저 물가지표를 항목별로 분석해 보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은 바로 주택 가격이었다.
미국의 주택 가격은 점차 내려가고는 있지만,
물가 지표에 반영되는 것은 상당한 시차가 있기 때문에 아직 상승추세.
게다가 이번에 물가지표의 가중치가 변경되면서
주택 가격의 가중치가 더 증가해 큰 영향을 미쳤다.
그다음은 유가로, 요새 WTI기준 80불 언저리를 유지하고 있어
원유 가격도 바닥을 찍고 반등을 한 데다가
중국 리오프닝, 다시 추워진 유럽, 식지 않는 경기 등의 요인으로
휘발유, 천연가스 등 전반적인 에너지의 가격이 올랐다.
타이트한 고용시장으로 인해 인건비가 올라가며
서비스 가격까지 크게 증가했고,
이러한 요인들로 인해 물가지표는 시장 예상치를 상회한 것이다.
시장의 해석
물론, 이번에 구성 항목 비중이 바뀌면서 안 그래도 오를 것 같았는데
이 정도 오른 거는 뭐 그럴 수도 있지~ 라거나
그래도 저번달에는 6.5%였는데 6.4%면 꺾인 거 아님?
하는 바이든 같은 사람들도 있긴 하지만
물가가 시장 예상치를 상회한 것은 분명하다.
금리 시장은 이를 바로 반영했다.
이전의 최종금리 컨센서스는 상단이 5.25%였는데,
5.5%까지 올릴 것으로 보는 시장 참여자가 크게 증가했고
연말 금리 컨센서스도 5.25% 올라가
연내 금리인하가 없을 것이라는 연준의 주장이
이제야 제대로 반영이 된 모습.
물가지표가 금리 시장에는 잘 반영이 되었다.
그럼 여기서 의문이 생긴다.
위에서 말한 대로 금리가 기존 예상보다 더 올라간다면
나스닥이 S&P 500보다 더 약세를 보이는 것이 맞다.
그런데 어제 주가는 그 반대로 움직였는데...
어떻게 된 일일까?
매크로는 끝났다
금리가 0.25%에서 0.5%로 올라가면
그 변화가 굉장히 크게 체감이 된다.
이자가 두 배가 되는 것이 아닌가?
하지만 5.25%에서 5.5%로 올라갈 때에는
위와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그 영향이 적다.
그리고 사실 저번달부터 물가지표의 중요성이 점점 떨어지는 것 같아
저저번달 CPI까지는 분석글을 올렸지만,
저번달에는 CPI가 발표되었을 때에도 관련글을 올리지 않았다.
그리고 내가 주식시장을 들여다보기 시작한 이래로
이렇게까지 물가지표를 중요하게 본 적은 없었다.
원래 물가지표에 이 정도로 다들 주목하는 것 자체가 이례적인 상황.
이제야 모든 것이 원래대로 돌아가고 있다.
매크로 장세가 끝난 것이다.
다시 기업을 바라볼 때
최종금리? 이제 5.25%든 5.5%든 상관없다.
금리인하? 이제 연내 금리인하 안 해도 상관없다.
물가지표? 어차피 떨어지고 있는 집값 반영되기 시작하면 내려간다.
고용시장? 5월에 이민정책 바뀌면 풀어진다.
더 이상 매크로 걱정은 없다.
다시 기업분석으로 돌아갈 때다.
원래 매크로로 돈 버는 것보다 기업분석으로 돈 버는 게 훨씬 쉽다.
드디어 주식쟁이들에게 가장 좋은 시간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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