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장단기 금리 역전은 경기 침체의 신호이기 때문에,
지금 장단기 금리가 역전되어 있으므로 경기 침체가 온다는 주장이 있다.
그런데, 이번에는 다를 수 있다며 경기 침체가 오지 않을 수 있다는 반박이 있어
이번 포스팅에서는 이 반박에 대해 알아보려고 한다.
장단기 금리 역전과 경기 침체, 근거
흔히, 장단기 금리가 역전되는 것은 경기 침체의 전조라고 말한다.
여기에 대한 근거를 간단하게 먼저 정리해보자.
근거는 크게 두 가지.
1. 은행은 단기로 돈을 빌려와서, 장기로 돈을 대출해 주고 이자를 받는다.
보통 상황에서는 장기 금리가 단기 금리보다 높아서
대출을 해줄수록 은행은 돈을 많이 버는 구조.
그런데 장단기 금리차가 역전되면 은행이 대출을 해줄수록 손해이고,
따라서 은행이 대출을 안 해주게 되어 시중에 돈이 말라서 침체가 온다!
2. 장기 금리는 장기적으로 경제가 버틸 수 있는 금리, 즉 경제의 체력을 반영한다.
따라서 장기 금리가 단기 금리보다 낮다는 것은,
지금의 금리는 경제의 체력보다 더 위에 있기 때문에
결국 언젠가 금리를 인하할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반영된 것.
경제의 체력이 다해 금리를 인하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 바로 경기 침체!
장단기 금리 역전과 경기 침체, 반박
근거를 살펴보니 장단기 금리 역전이 침체의 신호가 맞는 것 같은데?
어떤 행복회로 돌리는 사람이 이번엔 다르다고 주장하는 걸까?
이렇게 장단기 금리 역전과 경기 침체의 상관관계에 대해
처음 연구하고 논문을 발표한 사람이 바로 켐벨 하비, 듀크대 교수.
그런데 이분이 직접 최근의 장단기 금리 역전은
경기 침체의 '거짓 신호'일 수도 있다고 주장한 것이다.
자신의 연구 결과에 스스로 반박하는 셈인데...
반박의 근거도 살펴봐야겠지?
장단기 금리 역전과 경기 침체, 반박의 근거
위에서 말했던 침체의 근거에 대해 하나씩 반박해 보자.
1. 장단기 금리가 역전되면, 은행이 대출을 안 해줘서 침체가 온다?
코로나 이후 엄청난 돈이 양적 완화로 풀려나왔고,
은행은 그때 풀린 돈을 그냥 금고에 쌓아두고 있었다.
지금 은행은 금고에 있던 돈으로 대출을 해주고 있다는 것.
따라서 단기 금리로 이자를 내고 돈을 빌려와, 장기 금리로 이자를 받는 것이 아닌
금고에 있던 돈으로 대출을 해주는 것이기 때문에
자금 조달비용이 들지 않아 대출을 아무리 해줘도 흑자라는 것.
그래서 은행이 대출을 줄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2. 장기 금리는 경제의 체력?
장단기 금리와 경기 침체에 대한 논문이 발표된 것이 1986년.
따라서 이 내용이 세상에 알려진 것도 벌써 37년이 되었다.
그래서 이번에 장단기 금리가 역전되었을 때,
대부분의 기업들이 재고를 줄이고, 인력을 감축하는 등
미리 경기 침체에 대한 대비를 다 해두었다는 것이다.
살찔 것에 대비해 열심히 운동을 하면 살이 찌지 않듯이,
침체에 대한 대비가 되어있어서 오히려 침체가 오지 않거나
오더라도 굉장히 약하게 지나갈 수 있다는 것이다.
즉, 장단기 금리 역전이 침체의 '신호'가 아니라 '경고'였다는 뜻.
마무리
주식시장의 격언 중에 이런 말이 있다.
"주식시장에서 가장 위험한 말은, '이번에는 다르다'는 말이다."
그런데, 처음 '장단기 금리 역전되면 경기 침체가 온다'는 것을 밝혀낸 교수님이
'이번에는 다르다'라고 주장하고 있는 것.
과연, 이번에는 다를지?
아니면 '이번에는 다르다'는 말이 이번에도 틀렸을지?
'생각 > 매크로와 지정학' 카테고리의 다른 글
2월 CPI 발표; 요동치는 시장 (18) | 2023.03.15 |
---|---|
2월 고용보고서 발표; 고용보고서로 보는 미국 경제 상황 (22) | 2023.03.11 |
매파적 발언을 쏟아낸 파월; 빅스텝 가능성 시사 (20) | 2023.03.08 |
CPI 6.4% 예상치 상회; 매크로는 끝났다 (2) | 2023.02.15 |
파월 연설과 롤러코스터를 탄 주가; 디스인플레이션의 시작 (2) | 2023.02.08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