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의 자신감
금리는 0.5% 인상하는 것으로 결정되었다.
하지만 이건 모두가 아는 내용이었고,
중요했던 것은 지난 글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파월의 연설과 점도표.
먼저 파월의 연설부터 요약해보면,
1. 좀 더 긴축해야 됨.
2. 물가 잡으면서 경기 침체 피할 수도 있음.
그리고 점도표에서 알 수 있는 것들.
3. 내년 최종 금리는 최소 5.25%
4. 내후년은 잘 모르겠지만, 일단 내년은 금리 인하 없다.
종합해보면 긴축에 대한 의지와, 자신감이 느껴진다.
그런데, 뭔가 석연찮은 점이 보인다.
석연찮은 점들
분명히 파월은 물가도 잡으면서 침체도 피할 수 있을 것이라 했다.
긴축에 대한 의지도 이 자신감에서 비롯된다.
물가는 연착륙이든, 경착륙이든 금리를 팍팍 올려서
어떻게든 착륙만 하면 잡을 수는 있다.
하지만 경기가 경착륙 해서 다 박살 나는 상황에서는
긴축이고 나발이고 없다. 즉시 긴축을 멈춰야 한다.
따라서 긴축을 계속하겠다는 것은,
물가를 잡기 위한 의지와 연착륙에 대한 자신감을 동시에 보여준다.
그런데, 연준 위원들의 경제 전망을 살펴보자.
물가 잡을 수 있다면서?
근데 왜 내년 물가 전망치는 9월보다 높아진 거지?
(2.8 -> 3.1)
연착륙할 수 있다면서?
근데 왜 내년 GDP 추정치는 9월보다 낮아진 거지?
(1.2 -> 0.5)
파월의 발언과, 연준 위원들의 경제 전망 사이에 괴리감이 있다.
그리고 분명 물가 상승세는 9월에 비하면 많이 둔화되었다.
그런데 전망은 더 안 좋아졌다.
뭔가 이상하다.
믿지 않는 시장
기준금리를 5.25% 까지 끌어올린다고 하면,
장기금리는 몰라도 최소한 단기금리는 맞춰서 튀어 올라야 정상이다.
그런데 단기 금리는 오히려 내리는 추세이다.
왜 그럴까?
시장 참여자들은, 막상 내년이 되면 파월이
금리를 그만큼 올리지 못할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분명 이번 FOMC에서 최종 금리는 5.25%라고 했다.
그런데 최종 금리에 도달할 것으로 생각되는 시점인
내년 5월 기준, 시장 참여자들은 대략 70%의 확률로
5%를 넘지 못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내년 말 금리 예상은 더 가관이다.
파월은 분명 내년 금리인하가 없다고 했는데,
시장에서는 완전 콧방귀를 뀌고 있다.
중요한 건 결국 데이터
정리하면, 시장에서는 파월이 금리를 못 올리거나
올리더라도 내년 중으로 금리 인하가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있다.
이 말은, 결국 둘 중 하나란 뜻인데
1. 금리 그만큼 안 올려도 물가 잡혀~
2. 경착륙으로 경제 박살 나서 못 올리거나, 올리더라도 금방 내려야 될걸?
아주 좋은 시나리 오거나, 아주 안 좋은 시나리오
둘 중 하나인 것이다.
앞으로도 계속 지금처럼 경기는 버티는 와중에
물가가 예상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뚝뚝 떨어진다면
1번의 시나리오, 최상의 시나리오로 갈 것이고
물가가 떨어지는 속도보다 경기가 악화되는 속도가 더 빠르다면
2번의 시나리오, 최악의 시나리오로 갈 것이다.
반면, 파월이 말하고 있는 시나리오는
3. 금리 쭉쭉 올려도 물가도, 경기도 안 꺾여서 고금리 한참 유지해야 돼~
과연 어느 쪽의 말이 맞을지?
결국, 모든것은 데이터에 달려있다. Data-depend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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