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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기업과 산업

워렌 버핏과 TSMC; 대단한 할배와 대단한 기업

by 네줄로 2023. 1.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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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핏과 TSMC

 

painting of Warren Buffet
painting of Warren Buffet

 

얼마 전 워렌버핏이 13F를 발표했는데,

TSMC 주식을 5조 정도 산 것이 밝혀졌다.

발표된 날 TSMC 주식은 바로 10% 넘게 상승!

 

참고로, 13F는 미국의 1억 달러 이상 굴리는 기관투자자들이

분기마다 보유 현황을 제출하는 보고서이다.

 

워렌 버핏도 대단한 투자자이고,

 

TSMC도 대단한 기업이라고 생각하고 있던 차에

 

이번 거래는 배울 점이 있는 것 같아 정리해 보려고 한다.


버핏의 고집

 

버핏 할아버지는 원래 기술주를 싫어하는 것으로 유명했다.

'이해할 수 있는 회사만 사라'는 원칙 때문에

이해하기 어려운 기술주는 사지 않는다고.

그런데, 버핏 할아버지가 애플을 풀매수하자

그때 사람들은 이렇게 말했다.

 

"버핏은 애플을 아이폰을 파는 소비재 회사로 본 거야!"

뭐 어쨌든 넘어가서, 이번에 TSMC 매수가 알려지자

사람들은 또 이렇게 얘기한다.

"버핏은 전에 석유회사에 투자했었잖아?"

"석유가 산업에 필수적이듯이 반도체가 산업재라서 산 거야!"

 

사실 진짜로 버핏이 무슨 생각으로 샀는지는

내년 버크셔 주주총회에서 얘기하기 전까지 알 방법은 없다.

 

하지만 버핏은 예전에 구글, 아마존에 투자하지 못한 것에 대해

크게 후회한다고 직접 밝힌 적이 있다.

거기는 뭐 이해하기 쉬운 회사인가?

나도 아마존 분석하는데 머리털 빠지는 줄 알았다.

 

 

아마존 분석(4); 새로운 DNA

새로운 DNA 아마존 분석(3); 독점왕 시나리오 세번째 시나리오 아마존 분석(2); 성장의 시나리오 새로운 성장동력 1편에 이은, 아마존 분석 2편. 오늘은 아마존의 성장 시나리오를 살펴볼 예정이다.

thinknezhulo.tistory.com

 

그리고 이해하지 못하면 안 산다? 공부해서 이해하면 안 되나?

 

또, 버핏이 이번에는 TSMC의 나노공정과

Nanosheet 공법에 대해 이해하고 산 것일까?

 

뭐 그랬을 가능성도 있지만, 아마 아닐 것이다.


버핏의 유연함

 

원래 워렌 버핏의 투자 스타일을 상징하는, 시그니쳐 픽은 바로 시즈캔디였다.

앞서 말한 원칙, '이해할 수 있는 회사'에 딱 맞는 회사.

그런데 애플에 인생 최대의 베팅을 하지 않나,

최근에는 TSMC를 매수하지 않나

누가 봐도 투자 스타일에 변화가 생겼다.

 

버핏 할아버지는 30년생이다.

우리나라 나이로 하면 올해로 무려 93세!

이 나이에 자신이 지금까지 해오던 스타일을 바꾼다?

정말 쉽지 않은 일이다.

물론, 버핏 아래의 직원들이 매수하자고 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5만 원도 아니고 5조를 투자하는데 직원이 버핏 몰래 했을까?

73세만 되어도 키오스크 근처에도 가지 않는다.

나이가 들수록 살면서 익숙해진 것만 하게 되어

익숙하지 않은 것은 시도조차 하지 않게 된다.

직원의 영향을 받았던 어쨌든 간에

93세에 투자 스타일을 바꾼다?

상상도 하기 어려운 일이다.


 

 

 

 

 

버핏의 원칙

 

그렇다면 버핏은 기존의 투자 원칙들을 다 뒤엎고

투자 스타일을 아예 새롭게 바꾼 것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니다.

위에서 말한 버핏의 간택을 받은 회사들,

애플, 시즈캔디, TSMC의 공통점이 있다.

바로 경제적 해자.

 

지금 스마트폰 시장에서 뛰어들어

애플을 위협할 수 있는 회사가 있을까? 없다.

지금 파운드리 시장에 뛰어들어

TSMC를 위협할 수 있는 회사가 있을까?

 

삼성전자, TSMC에 또 밀렸다...4분기 반도체 세계 1위 내준듯

삼성전자, TSMC에 또 밀렸다...4분기 반도체 세계 1위 내준듯

n.news.naver.com

 

쉽지 않아 보인다.

 

즉, TSMC도 경제적 해자를 갖춘 기업이고

 

경제적 해자라는 대원칙 아래에서

'이해할 수 없는 회사는 투자하지 않는다'라는 고집을

유연하게 꺾은 것이다.

이전 아마존 분석글에서 잠깐 언급한 내용인데,

잡스는 '사용자 중심의 디자인'이라는 원칙 아래

'한 손안에 들어가는 작은 아이폰'과

'펜슬이 아닌 손가락으로 쓰는 아이패드'를 고집했다.

그러나 팀 쿡은 유연하게 이 고집들을 꺾었다.

혁신을 위한 고집, 고집을 꺾은 유연함, 유연함을 통한 혁신이다.


 

 

며칠 전 TSMC가 호실적을 발표했는데,

 

조만간 실적분석 하면서 TSMC에 대해서도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자.

 

그럼 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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