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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계를 역이용하라; 베르타 벤츠

by 네줄로 2023. 1.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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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의 자동차

 

1886년, 독일의 카를 벤츠(우리가 알고 있는 그 벤츠) 씨가

세계에서 최초로 '자동차'라는 것을 발명했다.

 

최초의 자동차, 벤츠 파텐트 모토바겐
최초의 자동차, 벤츠 파텐트 모토바겐

 

지금 생각해 보면 스마트폰 저리 가라 할 혁신인데,

21세기에도 옴니아가 아이폰보다 좋다고 착각했던 것처럼

 

19세기의 사람들도 자동차라는 혁신을 받아들이지 못했다.

'마차에 말이 없다고? 그게 말이 됨?'

'마차에 귀신 들려서 혼자 가는 거 아님? 무서워ㅠㅠ'

대충 이런 여론이었고, 자동차는 좀처럼 팔리지가 않았다.


베르타 벤츠

 

Bertha Benz
Bertha Benz

 

이를 지켜보던 카를 벤츠의 아내, 베르타 벤츠는 큰 결심을 한다.

남편이 자는 동안 몰래 자동차를 훔쳐서 친정까지 몰고 가기로 한 것.

 

곽한구 사건보다 120년 이른 벤츠 절도 사건이다.

어쨌든, 베르타 씨는 남편에게는 친정에 다녀오겠다는 쪽지만 남겨둔 채

어린 두 아들까지 데리고 자동차를 끌고 나왔다.


역사적 드라이브

 

자동차가 세상에 처음 나올 때인데 당시 도로에 아스팔트 같은 것이 있었을 리가 있나.

가야 하는 길은 흙먼지 풀풀 날리는 시골길로 총 104km의 거리.

자동차도(아무리 벤츠라고는 해도) 21세기의 자동차에 비하면

몰기도 어렵고, 고장도 훨씬 잘나서 절대 쉽지 않은 여정이었다.

하지만 남편의 자동차 개발을 도우면서 배운 노하우를 활용하여

머리핀으로 막힌 노즐을 뚫고, 스타킹으로 부품 수리하고,

구두 수선공에게 가죽끈을 주문해서 최초의 브레이크 라이닝을 개발(!) 하는 등

산전수전 끝에, 그러나 무사히 친정에 도착했다.


성차별이 극심하던 시대

 

믿을 수 없는 1895년 영국의 성차별 법

 

19세기면 어떤 시대인가. 여성차별이 당연시되던 시대다.

이런 시대에, 여자가 아이들을 데리고 자동차를 운전하며 달리는 모습은

당시 사람들에게 큰 화제가 되었다.

'여편네 혼자서도 잘만 가네?'

'여자도 운전해서 잘 달릴 정도면 괜찮은가 본데?'

이런 여론이 형성되며 자동차는 불티나게 팔렸고,

덕분에 벤츠는 지금 우리가 아는 그 벤츠가 되었다는 이야기.

참고로 그때 베르타 벤츠 씨가 달렸던 그 길은

'베르타 벤츠 메모리얼 루트'라는 이름으로 지금도 기념되고 있다.

 


한계를 역이용

 

베르타 벤츠 씨도 성별을 떠나서 대단한 사람이었지만,

시대적 배경 때문에, 단지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엄청난 차별과 한계를 마주해야만 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 한계를 아주 멋지게 역이용한 것.

우리는 살면서 많은 한계를 마주하게 된다.

누군가는 한계에 부딪혔을 때 그냥 한계를 인정하고 주저앉는다.

누군가는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한다.

대부분은 뛰어넘는데 실패하지만, 드물게 한계를 뛰어넘는 경우도 있다.

그런데, 누군가는 한계를 역이용한다.

자신의 한계를 활용하여 더 큰 성과를 이루어 낸다. 베르타 벤츠 씨처럼.

 

painting of Benz
painting of Ben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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